이백의 장간행 옛시들


 
 요즘 당시 삼백수라는 책을 틈틈히 읽고 있는데, 한학의 전문가가가 아니다 보니,
 당시의 규칙을 따진다거나, 혹 깊은 의경을 느끼지는 못하는 수준인데 , 계속 읽다 보니,
 어느날  시인이 의도 했던 깊은 정감을 발견하고는 , 그 떨림의 감응에 잠을 이루질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네요!

 율곡 선생이 왜 시를 읽느냐는 물음에 " 인간의 감정을 정화하고, 인간이 인간이게 하는 그 순수함으로 돌아가는 경험"
 이라고 말씀 하셨는데 이제 좀 느껴집니다.

 이제 소개 하는 글은 시선 이백이 지은 장간행인데요..
 어릴적 소꿉 친구로 만난 어린 아이들이,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고,
 그 당시 당나라때(혹 한나라를 배경으로) 빈번했던 전쟁으로 전장으로 출정하게 되고,
 아내의 그 기다림을 표현하는 과정이 묘사되는데요,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제 느낌으론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다 소개 하진 않고 앞 쪽 몇구절만 소개 합니다.

 妾髮初覆額 (첩발초복액 )   첩의 머리카락이 처음으로 이마를 덮을 무렵
 折花門前劇   (절화문전극)    꽃 꺽으며 문 앞에서 놀고 있을 때

 郞騎竹馬來 (낭기죽마래)  낭군께서 죽마를 타고 놀러와
 繞牀弄靑梅 (요상농청매)  우물을 빙빙 돌며 매실 갖고 장난쳤지요
 
 同居長干里 (동거장거리)   장거리에 함께 살며
 兩小無嫌猜 (양소무혐시)   우리 어린 두사람  미움도 시기도 없었고
 
 十四爲君婦 (십사위군부)   열넷에 그대 부인이 되어
 羞顔未嘗開 (수안미상개)   부끄럽고 부끄러워 얼굴 한 번 펴본일 없었지요
 
 低頭向暗壁 (저두향암벽)   고개 숙이고 어두운 벽 향한채로
 千喚不一回 (천환불일회)   천 번을 불러도 돌아보지 않았지요
 
 十五始展眉 (십오시전이)   열다섯에 비로소 미간을 피고
 願同塵與灰 (원동진여회)   먼지가 되어 사라질때까지 서로 어여삐여기고 아껴주길 기원했지요

 이 후로는 남편이 출정을 가고  그 기다림의 정감을 진심과 정성을 가지고 표현하는 노래가 이어집니다.

 첫 구절에서.  아이가 막 자라서 머리카락이 없다가 한 서너살이 되면 앞머리가 좀 덮히지 않습니까?
 그 때 한동네 살던 또래 사내아이가 요즘으로 치면 세발 자전거인 대나무 말을 타고 마실을 왔습니다.
 곧 마음을 터놓고 서로 재밌게 소꿉 장난을 치며 놀게 되지요.
 
 아이들이 놀며 좀 다툴만도 한데, 한 번도 시기 미움이 없었다네요..
 
 양가 어른이 곧 혼사를 시켰고 , 열네살 새색시가 되어 부끄럽기도 하겠습니다.
  좀 많이 부끄러웠는지 항상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다는 표현이 너무 귀엽습니다.
 
 합방을 했는데,  남편은 촛불 아래서 고개를 푹 숙이며 아내를 기다리며.  그 아내는 부끄러워
 벽 쪽으로 몸을 돌리곤 , 천 번은 불러도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네요.
 
 그러다 1년이 지나고 나서 , 미간이 풀어지며 희미한 미소도 좀 띠며  남편을 받아 들이게 되고.
 영원히 함께 하리라 기원 하게 됩니다.
 
 요즘 세상에선 보기 힘든  순수한 감정의 교류가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됐습니다.
 
 예전엔 이러한 시들이 지금의 인기가요처럼 불리고 연주가 되었으니, 옛사람들의 수준을
 가히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시대 상황적 한계로 민중들은 전쟁과 수탈에 힘들어 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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